아카이브의 항목들이 한 편의 서사로 이어진다. 각 이야기는 전문과 근거(참조 항목)를 함께 싣는다.
기원전 1세기의 시 한 편이 기록한, 인류가 근육 밖에서 처음으로 연속 동력을 얻은 순간과 그 뒤 천 년의 확장.
물 긷기에서 짜기까지 하루를 통째로 삼키던 빨래가 기계의 가동 시간이 되기까지 — 비누와 세탁판, 전기와 건조기가 차례로 노동을 나눠 간 이야기.
자루에서 컨테이너까지, '화물의 단위'가 바뀔 때마다 부두의 노동과 세계의 거리가 함께 다시 계산된 2천 년의 이야기.
열에 아홉이 밭에 있던 세계가 여섯 개의 기계를 지나 2%의 세계가 되기까지, 밭을 떠난 노동의 이백 년.
시카고의 해체 라인에서 GM의 첫 로봇까지 — 사람이 일감으로 가는 대신 일감이 사람 앞으로 흐르게 된 과정의 이야기.
항해력과 탄도표를 손으로 계산하던 직업 '계산수'가 제 이름을 기계에 넘기기까지, 정신노동이 도구로 옮겨 간 계보를 따라간다.
아르키메데스의 장담에서 시작해, 여섯 개의 단순기계가 '힘과 거리를 맞바꾼다'는 단 하나의 문법으로 이어져 있음을 따라간다.
기계를 이기고 죽은 해머잡이의 노래는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착암기에서 TBM까지 이어진 노동 대체의 불안을 기록한 문화적 문헌이다.
돌을 캐고 다듬던 노동의 자리에 틀로 찍은 벽돌이, 장부를 깎던 손의 자리에 기계가 쏟아낸 못이 들어서면서, 보통 사람의 집은 솜씨의 산물이 아니라 규격의 산물이 됐다.
청동기의 거푸집에서 통과·불통과 게이지까지 — 손으로는 끝내 도달할 수 없던 '같음'이 만들어지고, 눌리고, 굴려지고, 마침내 약속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끈이 목에 닿느냐 어깨에 닿느냐 — 그 한 뼘의 개량이 중세 유럽의 동력원을 갈아 끼운, 힘을 덜 낭비하는 기술의 이야기.
나무도 돌도 없는 대평원에서 밤낮으로 소를 지키던 목동의 눈을, 1874년 꼬인 철사에 박힌 가시가 대신 뜨게 되기까지.
밤새 불씨를 지키고, 장작을 나르고, 맷돌을 돌리던 '요리 이전의 노동'이 성냥 한 개비, 밸브 하나, 스위치 하나로 줄어들기까지 — 부엌이 통과한 두 세기의 이야기.
증기기관 한 대가 천장의 축과 가죽 벨트로 공장 전체를 돌리던 시대에서, 기계마다 제 전동기를 갖고 공장이 일의 흐름대로 다시 그려지기까지 — 동력 분배의 심장이 갈린 삼십 년의 이야기.
위대한 기계 목록에 이름이 오르지 않는 세 부품 — 운동을 번역하는 크랭크, 마찰의 몫을 되찾는 베어링, 도구를 유지하는 숫돌 — 이 없으면 그 목록 전체가 멈춘다는 이야기.
노안은 필경사와 세공사의 직업 수명을 끝내는 정직한 시계였다 — 13세기 말 이탈리아의 안경이 그 시계를 되감으며, 노동을 대체하는 대신 노동할 수 있는 시간을 돌려준 이야기.
기계가 태어나기 전, 이빨과 주먹과 맨손의 한계를 하나씩 넘어선 다섯 가지 손의 연장을 따라간다.
쟁기에서 콤바인으로 내달린 서구 농업사와 달리 물속의 밭은 기계를 오래 거부했다 — 마지막까지 남은 허리 노동이 펴지기까지의 이야기.
피라미드는 사람을 더 붙여 돌을 올렸고, 그리스 신전은 장치를 더 깊게 만들어 올렸다 — 크레인에서 항타기·나사·믹서까지, 건설 현장에서 사람 수가 줄어든 2500년의 계보.
수평을 정복한 바퀴가 멈추는 오르막에서, 몸과 물과 기계가 각자의 방식으로 중력이라는 마지막 운송비를 치른 이야기.
보일러의 무게에 묶여 공장과 철로 밖으로 나가지 못하던 증기의 힘이, 폭발을 실린더 안에 가둔 내연기관과 왕복을 건너뛴 증기 터빈으로 갈라져 — 하나는 밭고랑과 시골길로, 하나는 발전소의 심장으로 향한 이야기.
파발마와 우편선, 상점 주인의 머릿속 장부에 실려 다니던 정보가 전선과 톱니와 줄무늬 속으로 옮겨 가고, 그것을 나르던 몸들이 차례로 퇴역한 이야기.
겨울 호수를 톱으로 켜서 여름에 팔던 산업이 있었다 — 매일의 장보기와 염장 항아리, 얼음 배달부의 시대가 냉장고 한 대에 조용히 끝나고, 차가움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기까지의 이야기.
가락에서 물레로, 물레에서 제니와 역직기로 — 산업혁명이 제철소도 광산도 아닌 실에서 시작된 이유, 그리고 실이 노동을 집에서 공장으로 이사시킨 과정의 이야기.